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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찾아서 -

- 발행일 / 1999년 6월 1일 통권 / 제3호 -

1999년
1호
2호
3호

저의 친정 아버지 제삿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2번인 저의 친정엄마는 당연히 모든 사람이 많이 오기를 바라고, 또 제사음식이나 상차림도 남들에게 감탄을 받을 만큼 푸짐하고 맛깔스럽게 차리고 싶어하십니다. 올케들이 힘들어 하니까, 기꺼이 당신이 준비해 주십니다.

1번인 큰 올케는 책잡히지 않도록 엄마와 함께 장을 보고 제사 준비를 하지만, 얼굴은 별로 밝지 못합니다. 일이 많아지면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표정이 경직됩니다. 평소에도 지친 표정이거나 불만스러운 표정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말로나 행동으로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해내지요.

4번인 작은 올케는 종종 늦게 옵니다. 그 점에 대해서 큰 올케는 몹시 분해합니다. 야단을 치지는 않지만, 한 마디 말도 안 하고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작은 올케는 아주 기쁜 표정으로 들어와 "어머니!" 하며 약간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그리곤 큰 올케에게 "형님도 안녕하셨어요? 제가요 출장 가서 사온건데요, 약소하지만 저의 성의니까 받아주세요." 하며 작은 선물 꾸러미를 내밉니다.

큰 올케는 "고마워!" 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받아선 선반에 올려놓고 하던 일을 마저 하느라 바쁘기만 합니다.

"어머니, 이건 어머님 거에요." 작은 올케는 엄마에게 벌써 달려갔어요. 엄마는 몹시 기뻐하시지요. "아니, 뭘 내 것까지 챙기냐? 바빴을텐데!' 하시며 하던 일을 중단하고 선물꾸러미를 펴시지요. 작은 올케는 엄마의 표정을 보느라 옷도 안 갈아입고 마냥 방싯방싯 웃으며 옆에 서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 얘. 정말 좋다. 이런 걸 어디서 골랐니? 눈썰미가 좋구나!" 하시며 바라봅니다. 작은 올케는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어머니가 기뻐하시면 됐어요." 하며 팔짱을 낍니다.

그 때쯤이면, 전 큰 올케의 눈치가 봐지기 시작합니다.

"자, 자, 빨리 일들 합시다."

작은 올케는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가서 한참 있다 나옵니다. 쫄바지와 긴 티셔츠를 입은 모양이 완전 신세대 미시족 같습니다. 전 그 스타일이 신경 쓰입니다. 6번인 저의 남편이 걸리거든요. 어른 제사에 온 며느리 복장으로는 부적당하다고 할 게 뻔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전 내색하지 않고 일만 합니다. 공연히 먼저 말을 꺼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7번인 큰 동생은 구석방에서 제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가르쳐 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그렇지! 재밌지? 재밌지?"

3번인 작은 동생은 아주 붙임성있게 제가 일하고 있는 옆으로 와서는 음식을 하나 쓱 집어먹습니다. "누나, 맛있는데!" "그래? 요즘은 어떻게 지내니?" 제가 물어봅니다. "아휴, 너무 바뻐. 매일 새벽에 퇴근해. 이 분야는 할 사람이 나 밖에 없거든. 그런데 쟤는 공부 잘 해?" 마침 지나가던 저의 작은 아들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저의 작은 애가 그 소리를 듣고는 "저 이번에 3등 했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동생은 "그래? 잘 하고 있군. 넌 참 착한 애야. 하지만 삼촌은 중학교 1학년 때 전교에서 1등 했었어. 정말이야. 엄마한테 물어봐." 하고는 작은 애를 따라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왜 여자만 일을 해요? 더워 죽겠는데....." 전을 굽던 작은 올케가 몸을 비비꼬며 쫑알거렸습니다. "벌써 더워?" 큰 올케는 돌아선 채 한마디합니다. "여자라도 해야지, 어쩌니? 내가 무친 이 나물을 너희 아버지가 참 좋아하셨는데....... 얘, 이 나물 맛 좀 봐라." 엄마는 먼저 나물을 한 쌈 입에 넣습니다.

저는 혼자서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8번인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모두 이리 나와! 넌 상 펴고 자리 깔아! 넌 이거 나르고, 야! 넌 그것 치워. 이래 가지고 오늘해 안에 제사 지내겠나? 김서방! 자넨 이리 와서 나랑 바둑이나 한 판 두세!"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며 분석하는 저는 5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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