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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찾아 헤매기 (발행일 / 2004년 12월 1일 통권 / 제 25호) -

-양 호준 델피노 신부 / 가톨릭 상지대학교-

25호

내가 에니어그램을 접하게 된 것은 2001년 봄, 몇 주 째 스트레스와 분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한 선배가 영어로 된 책 한 권을 보여 주었는데, 책 앞에 그려진 만화 한편이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음식이 차려진 테이블을 둘러싸고 아홉 명의 인물들이 각기 너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뭐야 이게! 그리고는 곧바로 「내 안에 접힌 날개」라는 책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아주 흥미로웠다. 그 책을 통해 나는 내가 2번 유형이나 4번 유형일거라고 생각했고, 선배는 내게 4번 유형의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2002년 한국 에니어그램 연구소에서 실시하는 기본과정 1단계를 하면서 나는 2번 유형의 가면을 쓴 것으로 확신했다. 어린 시절보다는 현재의 내 모습, 내 스트레스의 원인들을 들여다보며 어쩜 이렇게 꼭 맞을까하며 감탄했다. 그룹 작업에서의 공감대는 더 이상의 의심을 허용치 않았고 기본과정 2단계와 영성과정, 그리고 지도자 코스를 하면서 더욱더 확신하게 되었다. 몇 가지 찾아낸 어린 시절의 기억도 2번 유형에 꼭 맞았다. 그런데 에니어그램을 했다하는 사람들이나 책한권 읽고 덤비는 인간들이 하나같이 4번 유형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나름대로 조목조목 왜 2번 유형인지를 설명했고, 외모 하나로 다른 사람의 번호를 찍으면 안된다고, 그건 기본이라고...... 그렇게 넘어 갔다. 더구나 화살 이론은 나를 얼마나 교만하게 만들었는지! 2번 유형의 성숙의 방향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편안한 상태에서의 모습)이 4번 유형으로 떡하니 연결되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2번 유형인데 사람들이 4번 유형으로 보는 것은 성숙한 게 아닌가? (흐뭇 --;) 그러고 보니 난 정말 난 놈이다. 대단히 훌륭한 인품 아닌가 말이다. 2번 유형이라는 가면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근데 제기랄! 왜 이렇게 여전히 사는 게 힘들고 지겹냐...... 강박적으로 모든 부탁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착한 남자 콤플렉스와 내 범위를 넘어서는 일도 나의 일로 떠 안고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는 구세주 콤플렉스에 시달릴까? 그러면서도 도움을 청하거나, 도와주어야만 하는 그들의 속셈과 무능을 속으로, 혹은 뒤에서 엄청나게 욕하는 이유는? 남을 돕는 일에 기를 쓰는, 곧 예수님같이 훌륭한 그런 내 자신을 스스로 못 견뎌하는 건 왜 일까? 다시 내적 여정을 시작. 어린 시절에 내가 아주 싫어했던 것은? 혼났던 일은? 내가 아주 싫어했던 사람은?...... 드디어 하나 둘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는 나의 어린 시절들. 연수를 하는 동안 겨우 생각해낸 어린 시절들이 남을 도왔고 양보하고 착하다는 칭찬에 흐뭇했던 기억이라면, 다시 작업을 하면서 찾아낸 어린 시절은 영 다른 모습의 나였다. 때론 꿈을 통해서도 기억들이 떠오르곤 했다.
결국 나는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나는 4번 유형이다. 근데 사실 별로 내세울만한 게 없는 나로서는 지나친 양보와 봉사, 배려를 통해 나의 특별함을 인정받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부터 그게 꽤 효과적이었다. 내가 주인공이거나 적어도 조연이 아니면 차라리 외로움을 택했던 씁쓸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도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들은 잘난 척 으스대는 것, 이쁜 척, 고상한 척, 똑똑한 척 하는 것이다. 주로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4번 유형의 모습이다. 내가 충족하지 못한 부분이기 때문에 질투로 인해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난 그런 인간은 한 눈에 파악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외면하고 심하면 무시하기까지 하는 편이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내가 그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나는 윽~ 아! 백합꽃 향기에 취해 죽고 싶다.
P.S. 백합의 향기는 독성이 강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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