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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야기 2001-5월)

-내적 여정, 에니어그램을 통하여-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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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은총이 죄가 되다니...'

예수님

이 시몬에게 "내가 널 '게파(베드로)'라고 부르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잘 알다시피 '게파'란

바위, 반석이란 뜻이다. 베드로를 반석으로 삼아 교회의 기초가 되도록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에게 '걸림돌'이라고 야단을 치시기도 하셨다. 이 구절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진정 더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에니어그램 연수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장점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장점이 없어서......" 하거나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하고 말씀들을 하신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장점은 행동하기 전에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물이나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탐구한다.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심오하고 신중하며 객관적 판단을 잘 하는 편이다.
하지만 생각을 너무 하다보면 행동할 시기를 놓치곤 한다.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생각하고 준비하느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신중한 생각만 있고 신중한 행동은 연기되는 것이다. '그저 바라만 보는 영원한 관객' 같은 사람이다.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밖에서 다른 아이와 싸움이 벌어졌다. 급기야는 코피를 철철 흘리며 엉엉 울면서 들어 왔다. 그 때 내가 했던 행동은 지금 생각해 봐도 기가 막힌다.
침착하게 약통을 꺼냈다.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과 알코올로 깨끗이 닦아주고는 지혈을 했다. 계속 울어대는 아이에게 "울지마, 안 죽어." 하며 달랬다. 아이가 진정 되자 물어 봤다. "왜 싸웠어?" 사연인즉, 우리 아이가 먼저 때리는 바람에 싸움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내가 한 말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맞을 짓을 했네. 다음 부턴 그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집에서 공부나 해, 알았어?" 이렇게 말했다.
'그저 바라만 보는 영원한 관객'이라는 것이 어렴풋이 이해가 가지 않으신지? 관객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들의 슬픔이나 기쁨 속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 그저 분석하며 바라볼 뿐이다. 그들과 함께 가슴을 부여잡고 통곡하지도 않고,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지도 않는다.
물론 나도 속상하다. 사실 나름대로는 속상하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러나 그걸 누가 아는가? 그 어린아이가 엄마가 너무 속상해서 저렇게 말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당황하지도 않고 응급처치를 능숙하게 하는 엄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말을 할 때도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여 말하지도 않는다. 물론 강요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 안다. 지금 엄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화를 내지 않고 때리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에게 잘해주는 거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내가 그런 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다. 그 것 보다 더 심각한 것은 내가 아주 잘하고 사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응급처치도 않으면서 그저 감싸안고 "아이구, 내 새끼! 왜 이렇게 됐어?! 어이구 얼마나 아프겠니?" 하며 더러운 치마 자락으로 코피를 닦아주며 눈물이나 글썽대는 엄마들,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또 있다. "어느 놈이야? 어느 놈이 내 새끼를 이렇게 해 놓았어? 그 자식 만나기만 해 봐라, 혼을 내야지!! 걔네 집 어디야, 가자!!" 기염을 토하는 부모들, 경멸하고 혐오했다. 빨리 코피부터 멈추게 해야지. 그 뿐인가? 자기 자식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분간도 못하고 무조건 편드는 부모가 과연 잘하는 짓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안 그런가? 진실로 자기 새끼를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나같은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살았던 것이다.
나에게 동의한다면 나와 비슷한 유형이다. 하지만 사랑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내 방법이 제일 옳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우는 것은 꼭 코피가 나서만은 아니다.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응급처치도, 복수도, 코피와 눈물의 범벅도 아니다. 아니, 그 모든 것일 수도 있다. 하여튼 정답은 그저 엄마의 사랑뿐일 것이다.
문제는, 진짜 문제는 참으로 우리 모두가 내 방법이 가장 옳다고 굳게 믿는데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내 방법만이 그렇게 옳다고 믿게 되었을까? 사실 우리 모두는 태어나면서부터 이 냉혹한 현실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며 살아왔다. 30평생, 40평생을 그나마 이렇게 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붙들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살아온 일생이 얼마나 다사 다난하고, 힘들고 눈물겨웠던 날이 많았는지? 그 망망대해를 헤쳐나오다 보니 나름대로의 방법이 가장 옳다고 믿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나는 잘한다고 하는데 얘들은 왜 말을 안 들을까? 저 친구는 왜 저런 행동을 하고 사는데도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왜 주는 것도 없이 밉기만 할까? 염라대왕은 왜 저런 사람 안 잡아가고 마냥 두고 보는 것일까? 모두 자기만의 렌즈, 자기만의 잣대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내가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의 반대급부가 꼭 있다. 교회의 반석이 어느 날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이치이다. 나의 장점, 나의 좋은 점, 바로 그 것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시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 때 우리 모두는 자유로워지고, 진실로 사랑할 수 있게 된다.

2000년 전 동방의 수피교도들은 기도와 명상을 통하여 신의 사랑에 더 깊이 몰입되기를 원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어째서 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늘상 넘어지고, 자신의 내적 장벽들에 부딪히게 되는가를 오랜 세월에 걸쳐 연구하면서 아홉 개의 영구적인 모델, 즉 인격 유형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것이 바로 에니어그램이다. 에니어그램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그 것의 깊은 통찰력으로 하느님이 주신 은총이 죄가 되는 시점을 깨닫게 해 주는데 있다.
우리는 내가 움켜쥐고 있던 나의 자랑거리가 무엇인지, 무엇을 회피하는지, 어떻게 죄를 짓는지,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한 발자국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면서 내적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제부터 그 길을 함께 걸으면서 우리 모두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더욱 가까이서 뵐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뜨겁게 기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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